- 2007-12-03 (Mon) 11:55
- 늘그런날들
링컨씨와 등소평씨가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수업을 두,세번 듣고서 등소평씨가 소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즈음 둘은 골프도 함께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링컨씨가 좀 더 소질을 보였다. 등소평씨는 “일본어는 조금만 하고 골프연습을 꾸준히 해 줘야겠다.”라고 생각했고, 링컨씨는 “술을 죽을 때까지 마셔도 반드시 하루에 한시간은 일본어 공부를 할 꺼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둘은 정말 그대로 실천했다.
1년 후, 이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이야기는 교훈을 주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이므로, 당연히 “1년 뒤 링컨은 등소평보다 일본어들 훨씬 잘하게 되었고, 등소평은 핸디 싱글의 골프 실력을 갖게 되었다.”라고 결말이 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결말을 뒤집을 만한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진부한 얘기와 진부한 결론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나는 최근까지 그런 사실을 잘 몰랐다. 이런 이야기는 그저… 그냥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
12월 2일 일요일. 奥様와 일본어 능력시험(JLPT) 2급을 보았다. 날씨도 좋았고, 시험을 친 학교는 바닥에 흩어진 낙엽으로 가을 분위기가 물씬. 재작년 한국에서 3급을 보았을 때는 눈내린 다음 날이었는데…
그래서, 이 글이 “나는 꾸준히 일본어 공부를 했기때문에 시험이 쉬웠다” 라던지, “공부를 안해서 시험을 망쳤다”라는 식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공부 꾸준히 했는데, 시험을 망쳤다는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시험은 그냥 잡지에 실린 심심풀이 퀴즈푸는 마음으로 즐겁게 풀었고, 모르는 건 별 걱정하지 않고 찍었다.
시험을 치고 나오는데, 왠지 1년이 잘 마무리된 느낌이 들었다. 1년이 이렇게 가는구나 하는 생각말이다.
§
J.D. Salinger가 쓴 (그 유명한!)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을 하루키가 (당연하게도!) 번역한 책을 샀었는데, 오늘 아침 꺼내들었다. 한국어 번역본을 읽고, 영어원문을 읽고(완독하지 못함), 이제 일본어판을 읽는 것이다. 완독가능한 미션일까.
한국의 출판사들은 모든 책을 “크게” 만들고,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고, “양장본”으로 출판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활자가 크고 여백이 많아 책을 읽기 편해지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런 장점보다는 들고다니기에 너무 크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서, “양장본으로 재출간!”이라는 말을 들으면 짜증부터 난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릴 시점에 이런 식의 상술을 많이 써 먹는 것처럼 보인다.
하루키 번역의 이 책은 명함 4개 정도의 크기에(이것도 일본의 페이퍼 북 중에는 큰 편이다) 적당히 얇은 표지로 만들어 져 있다. 쓸데없이 폰트가 크지도 않고, 과도한 여백도 없다. 표지를 빼고, 두 장만 넘기면 바로 소설의 내용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소설의 끝에서 다시 한장을 넘기면 책의 뒤 표지를 만나게 된다. 실로 심플한 편집이라고 할 수 있다.
심플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곧 “홀든의 황폐한 크리스마스 이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하얀 종이 위에서는 문장만이 마술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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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맨트:2
- 알 07-12-04 (Tue)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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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있는 책이군요.
새삼 내용이 다시 떠오르네요. 재밌게 읽었었는데..
하루키가 번역했다니~ 나도 읽고싶어지지만,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가 없네요. 하하… ㅠ - 원맨밴드 07-12-05 (Wed)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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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진도 안 나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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