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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순간과 갈증

2008년 US 여자 오픈우승 트로피는 19세의 박인비 선수가 차지했다. 최연소 우승 기록도 갈아 치웠다. 10년 전 박세리가 갈아치운 그 기록이다. 대회 내내 궂은 비와 거친 바람으로 고생하였을 것이다. 마지막 날 비로서 화창하게 개인 하늘을 볼 수 있었지만, 바람은 여전했다. 4일째 되는 날, 박인비 선수는 몇 개의 버디를 잡아내면서 줄곧 2위와 네타 차를 유지했다. 어제 선두를 달리던 크리머 등의 선수는 보기 등을 반복하며 무너져 내렸다. 18번 홀 두번째 샷을 친 후부터, 박인비는 자신의 우승을 확신했다. 얼굴엔 자꾸 웃음이 배어나왔다. 하지만, 참으려고 했다. 하지만, 참지 못했다. 19세 어린 선수가 세계 정상에 서기 직전, 그 순간은 무척 벅찼을 것이다. 차라리 환히 웃으며 마지막 홀의 그린에 섰어도 좋았을 것이다.

2008 US 여자 오픈 - 우승 트로피를 든 박인비

어딘가 “곰돌이 푸우”를 닮았는데,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도 왠지 푸우가 꿀단지를 들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귀엽다는 얘기다.

US오픈 여자 우승 - 박인비

마지막 18홀마저 침착하게 버디로 마무리한 순간, 한국 선수 동료가 뭔가 들고 나와서 머리위에 쏟아 부어주며 박인비의 우승을 축하해 주었다. 뒤에 따라오는 선두조가 한 조 더 있었지만, 이미 4타차 이상 차이가 나고 있어서 그들의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은 확정되었다. 사진상으로 다시 보니 버드와이저라고 생각되는데, 저 순간, 무척 부러웠다. 평생을 살면서 저렇게 무언가에 있어서 정상에 서는 기회가 한 번이라도 있을까. 문득 목이 바짝바짝 말라왔다. 맥주 한잔이 간절했다.

7월1일 추가.
행복의 순간과 그 크기는 또한 수치화해야, 또는 금전적 가치로 환산해야 명확한 법이다. 박인비 선수는 US오픈 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30계단이나 상승해 12위에 올랐다. 상금에 있어서도 이번 우승만으로 58만5000달러(약 6억1191만원)의 상금을 받았고, 이로써 상금 랭킹도 12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올해 공식적인 누적 상금은 총 100만8023달러(약 10억5440만원). 행복의 크기와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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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맨트:2

알팅 08-07-03 (Thu) 18:56

부럽군요. 정상의 순간과 명예와 부.

원맨밴드 08-07-03 (Thu) 23:20

응, 그러나, 그 미묘한 변주… 그걸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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