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늘그런날들 > [책] 골프장 살인사건

[책] 골프장 살인사건

골프장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YES24)매달 [골프] 관련 책을 꼭 하나는 사야지 하고 사게 된 두번째 책. 책 제목부터가 “골프장 살인사건“. 명백한 골프도서가 아닌가. 현재 내 위시 리스트에 들어 있는 골프 도서는 “골프장의 조직과 리더십“, “골프장 레스토랑 경영“, “골프장 조경 설계와 관리” 등이 있다. 그야말로 “골프에 대한 코다와리(こだわり)“라고 할만 하다.

이 책 골프장 살인 사건에서는 아무도 골프를 치지 않는다. 골프장의 벙커에서 사체가 발견되었을  뿐이다. 골프에 대한 얘기도 나오지 않고, 연습 스윙도 한번 하지 않는다. 골프 경기를 하는 중에 사람이 죽어나가거나 한다면 좀 더 골프도서스러우련만, 심리수사의 달인 “포아로“는 골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깔끔떠는 탐정은 모든 것이 정리정돈된 상태여야 만족을 하는 류의 사람인데, 구불구불한 골프 코스, 규칙도 없이 흩어져 있는 벙커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장애물들이 여엉 마뜩치 않다. 그나마 단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은 평평하게 정돈된 티(잉)그라운드이다.

책 속의 화자인 헤이스팅스는 “포아로“의 추리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는 독자에 다름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중간중간 바보같은 소리(혹은 짓)를 하는 통에 조금은 짜증이 난다. 책을 조금만 읽어나가다 보면, (범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누가 어떤 역할을 할 지, 사건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 갈지 짐작이 가능한데, 굳이 전형적인 설정을 과장스럽게 견지해 나간다. 그런 전형적인 설정은 전체 작품이 고정된 세트 속에 놓여져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데, 그래서인지 모든 장면과 대사는 무척이나 연극적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무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미지를 떨칠 수가 없었는데, 아마도 “빈틈없이 짜여진 반듯한 추리 시나리오”만큼이나 “반듯한 무대, 반듯하고 고전적인 설정”들 탓이리라. 게다가 “포아로”가 세세한 증거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표정 등으로 부터 단서를 찾는 스타일이다보니, 대부분의 사건 전개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만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중간중간 혹시 오역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부분이 발견되긴 했지만, 5,000원이라는 책의 가격에 만족하는 바이고, 게다가 이 책은 문학적 표현으로 (맛깔스런 어떤 것으로 ) 관심을 끄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잘 짜여져 있는 추리 시나리오의 구성”에 좀 더 치우져 있는 책이라서 오역의 의심은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었다. 차라리, 요즘은 옛 책들을 모두 양장으로 다시 출판하는 것이 더 못마땅하다. 물론 양장으로 책을 가지고 싶은 경우도 있지만, 값싸고 가벼워서 휴대가 간편한 책이 없어져 간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Related Posts
  • No related posts

코맨트:0

Comment Form
Remember personal info

Trackbacks:0

Trackback URL for this entry
http://www.duppio.com/blog/764.html/trackback
Listed below are links to weblogs that reference
[책] 골프장 살인사건 from duppio.com

Home > 늘그런날들 > [책] 골프장 살인사건

검색
Feeds
Meta

Return to pag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