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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펌글 단상

펌글과 근거없는 프라이드

근거없는 프라이드였을까. 난 창궐(?)하는 블로그와 창궐하는 [펌글]을 조금은 무시했었다. 자신의 블로그를 온통 신문사의 기사와 다른 블로거의 포스팅으로 가득 채우는 행위. 그래서, 난 [펌글]같은건 하지 않았었다. 자신의 블로그는 자신의 컨텐츠로 채워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내가 블로그 에디터를 조금 두려워하거나, 기피하게 된 지금, [펌질]이 하고 싶어진다. 좋은 글들, 좋은 정보를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싶어지는데… 역시 내 블로그에는 나만의 글로 채운다는 혼자만의 고집은 스스로 무언가 끊임없이 써 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근거없는 프라이드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나?

블로그를 [펌글]과 [내 글]로 구분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조금 패턴을 바꾸어야 될 것 같다.

배움의 과정에 대한 관심

[펌글]에 대한 무시에서도 드러나듯이, 난 왠지 근거없는 프라이드를 기반으로 무작정 무엇인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역시나, [펌글]로 가득찬 블로그보다는 자신의 각종 컨텐츠 - 글, 그림, 사진 등 - 으로 블로그를 꾸며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은 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펌글]뿐만 아니라, 얼마전까지 (그러니까 약 6개월 전 정도?) 내가 가차없이 무시했던 다른 하나는, 바로 “성공 가이드 북들” 이었다. 20대에 성공하기, 10년에 10억만들기(이런 책이 있었던가?), 성공하는 여자, 성공하는 남자, 성공하는 아이, 나는 돈이 좋더라, 부자 아빠 어쩌구하는 책들. YES24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3,770건의 관련 도서가 나오고, 제목들을 보고 있자니 하나같이 내 입에서 “쳇!”이라는 소리가 나오게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조금은 성격이 다른 “성공도서” - 라고 부르자 - 를 읽고 “배움과 학습의 과정에 관련된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 “조금은 성격이 다른 성공도서”는 바로 “달인 -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 이다. 이런 류의 책은 성공을 이야기 하되 그 과정을 중요시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20대에 성공을 할 수 있다거나 10년에 10억을 모을 수 있다거나 하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당연하고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 성공이다! 라고도 얘기하지 않는다. “무엇이 성공이다”라는 건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달인에 이르는 지겨운 길을 사랑하라 조언해준다. 난 요즘 이런 책이 (조금) 빠져있다.

그래서 읽고 있는 책은 “배움의 기술“. 왠지 수련(혹은 수도)의 길이라 불리어도 좋을 법한 꾸준한 자기 훈련을 강조하는 책들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하고 싶었던 말은

??

달인-額の触り方

일본어 공부로 시작하자

額(ひたい)-이마

触る(さわる)-만지다

方(がた)-방법

처음, 이 문장은 “額を触る方“였다. 이마를 만지는 방법. 하지만, “방법”이라는 의미의 를 사용하는 경우, 앞에 동사원형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회사 동료의 첫번째 태클이었다. 그래서 “額を触り方”로 바꾸었다. 똑같이 방법을 의미하는 方法의 경우는 触る方法처럼 동사원형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方의 경우는 동사의 ます형이다. 어쩌면, 동사의 명사화인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読み方라던지, 食べ方등과 같이 말이다.

額を触り方“는 메신저 대화명이었다. 이렇게 바꾼 후, 두번째 태클이 들어왔다. “触り方”가 명사가 되었으므로, 명사와 명사가 결합되어 더이상 목적조사 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명사와 명사의 연결은 이다. 이래서 결국 최종적인 대화명은 額の触り方로 수정되었다.

이마를 만지는 법

달인 표지 “이마를 만지는 법”은 “달인“이라는 책, 1장의 머릿말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처음 - 그러니까 태어나서 얼마되지 않았던 그 때 - 이마조차 만질 수 없었다. 근육을 움직이는 방법을 익히고, 내 의지대로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익히는 것은 무척 어려운 과정을 지나온 후에에 얻게된 능력이다. 물론 누구도 “이마를 만지는 방법”을 터득하기 까지의 그 힘든 과정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어려운 과정 - 어쩌면 까마득한 어둠의 끝에서 도달하듯 아득했던 이 과정을 통해 - “이마를 만지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베토벤의 피아노 곡을 연주할 수도 있고, 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도 조정할 수 있다.

“이마를 만지는 법”이라는 이 짦은 문구의 의미만 보아도, 이 책이 말하려는 바를 알 수 있다. 잘 모르겠다면, 이 책 “달인”의 부재를 보자.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다. 이제 알 수 있겠는가. 테니스 챔피언, 숙달된 전투기 조종사, 외국어의 마스터와 같은 모든 분야의 달인은 “노력”이라는 꾸준한 길을 걷고 또 걸어온 사람들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 또 연습”을 강조한다.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한 나머지 이 연습마저 사랑하는 마음을 강조한다.

지독한 정체상태

흔히, 천재니 달인이니 하는 단어는 “신내림”과 비슷한 뉘앙스처럼 사용된다. 책의 저자도 재능의 차이는 인정한다. 하지만, 달인이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달인으로 가는 긴 여정에서 대다수의 시간은 “지독한 정체상태”이고, 이 정체상태가 지속되는 동안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자가 달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수련을 통해 어느 정도의 실력향상 후 다시 정체상태가 찾아오면, “또 정체상태로군. 다시 연습이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지독한 정체상태를 사랑하고”, “정체상태가 왔다는 것은 다음 단계의 상승이 언젠가 온다”라고 하는 증거라고 믿어야 한다.

성공에 대한 사탕발림이 넘치고, 성공자체에 대한 예찬만이 넘치는 세상속에서 “그 과정”의 달콤함을 깨우쳐 주는 책은 흔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감동은 “노력”의 중요성에 대한 깨우침이 아니다. “달인”의 존재가치는 바로 “나처럼 부족한 사람도 달인이 될 수 있겠구나”하는 것이고, “저 위대한 달인들도 이런 지루한 정체상태 속에서 고분분투 했겠구나”하는 위안감이다. 속전속결로 성공하고 싶어하고, 그러나 실제로는 불가능한 현실에서 “대박”만을 기대하게 되는 자본의 세상에서, 얼마나 다행스러운 위로인가.

내용이 내용인 만큼 빈틈없는 논리라던지 철저한 분석과 논증 같은 건 없다. 그러나 괜한 설득력에 읽는 내내 감동에 휩싸여 지냈다. 난 오랫동안 지쳐 있었는데, 저자인 조지 레오나르드 아저씨는 진지한 어투로 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었다. 나는 점점 힘을 얻어갔고, 현실에 상처받았던 마음도 많이 치유가 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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