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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物語 - 내가 사는 집 1

일본 도쿄, 그리고 시나가와구(品川区)의 오오이마치(大井町)역에서 내려서, 신호등을 하나 건너면, 스타벅스가 보인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갓 뽑은 커피는 짙은 갈색 거품에 덮혀 그 맛도 더욱 깊지만, 한국에서의 가격거품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2007년 6월 환율하락 덕분에 2000원 정도면 스파벅스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그 곳에서 커피를 한 잔 뽑아들고, 시가지로 좀 더 향하면 횡단보도가 하나 더 있고, 다시 횡단보도를 지나 미즈호(みずほ) 은행의 주차장을 지나치면,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나온다. 씬시아 오오이마치!(Cynthia Ooimachi). 참고로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여신”이었던 아르테미스는 때때로 씬시아로 불리었다.

일본의 monthly mansion원룸 형태의 먼쓰리 맨션(monthly mansion). 일반 맨션보다는 비싸지만, 호텔보다는 가격이 싼 먼쓰리 맨션은 요즘 한달 정도 머무르는 장기 여행객과 출장 등으로 몇 달을 머물게 되는 비지니스 맨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침대, TV, 쇼파, 벽장, 식탁, 냉장고, 전자랜지, 부엌, 조리기구, 세탁기, 샤워실, 화장실 등 필요한 건 대부분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이사짐을 싸 들고 오지 않는 여행객과 비지니스 맨에게 적합하다. 와이프님과 함께 살게 된 이 집은 23평방미터 정도로 아주 좁지만, 한달 월세가 130 ~ 180만원 정도에 이른다. 한국의 집 값도 어지간하지만, 일본의 집값도 할 말이 없게 만든다.

소파와 노트북
침대 등의 기본적인 가구는 준비가 되어 있다. 침대는 과학이라 에이스 침대가 아니면, 삐걱이는 스프링 소리와 허리 통증 등으로 잠을 설치는게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그 정도로 개념 상실의 침대는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래봬도 일명 “더블룸”인지라, 침대도 더블, 소파도 더블이다. 물건들을 정리할 공간이 없을 정도의 소박한 美가 있어서, 소파는 주인장이 앉아있기 보다 물건들이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테레비부엌의 냉장고와 전자렌지벽장부드러운 “더블” 슬라이드 도어의 벽장은 여행 가방 두개와 옷 가지 몇 개를 걸었더니 다 차 버렸지만, 순백의 깔끔함 덕분에 전체적으로 깨끗한 느낌을 더한다. 냉장고는 충분히 소형이어서, 너무 많은 음식물을 사다 놓고서 못 먹고 버리게 되는 낭패를 막을 수 있다. 모든 것은 다 장점이 있는 법 아니겠는가. TV는 작은 브라운관 TV인데, 가끔 모서리의 작은 자막이 찌그러져 보여서 무슨 글씨인지 알 수 없기도 하지만, 워낙이 하루 종일 TV를 틀어 놓아도 당최 한마디도 못 알아 듣고 있는데다가, 자막이 잘 보인다 하더라고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Size Doesn’t Matter.

욕실

세탁기

일본에 오기 전, 한달 가량 일대일 일본어 수업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대화가 되질 않는다 :( ), 수업의 주제가 韓日의 화장실 문화였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양국의 차이 중에 가장 큰 차이가 한국은 욕실과 화장실이 함께 있지만, 일본은 서로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서로 떨어져 있을 때의 장점은 화장실 쓸 사람은 화장실을 쓰고 욕실을 쓸 사람은 욕실을 쓸 수 있다는 점. 화장실이 떨어져 있어서 너무 좋아요~ 라는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시스템이다.

화장실화장실의 선반대부분의 일본 집은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되어 있다. 세탁기는 화장실 옆 구석에 포옥~(같은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은 없지만)하고 박혀 있고, 역시 Built-in이다. 화장실 변기를 보고 화들짝! 놀랐던 것은 물의 재사용. 볼 일을 보고 화장실 물을 내리면, 손 씻을 물이 자동으로 나오고, 그 물이 다시 변기 물통으로 들어가는 메카니즘. 놀랍다, 놀라워, 하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지만, 막상 잘 사용하지는 않는다. 손 씻는 곳은 변기 뒤 쪽보다는 앞 쪽에 있었으면 싶은 것이다. 물론 너의 절약 마인드는 존경한다만.

창문너머의 건물들우리 집은 대충 이런 소박하고 참한 맛이 있는 집이고, 구색에 맞춘 듯한 베란다도 있다. 일본의 베란다는 샤시가 없어서 왠지 어색한데다가, 맞은 편 건물이 잘 보여서 왠지 “나 케어받고 있지 못한거야?”하는 말도 안되는 감정도 불러 일으켜서 그런지 잘 나가보게 되질 않는다. 일요일에 앞 건물을 내다보니, 사무실에서 아저씨들이 나와서 일을 하던데, 무슨 일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좀 불쌍하다,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나의 호기심은 거기까지.

604호 메일박스메일 박스를 들여다 보다집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우편함이 있다. 한국에서 택배가 왔을 때, 우체국에서 엽서가 온다. 그 엽서에 적힌대로 우체국으로 전화를 하면, 몇 일 몇 시 몇 분에 배달해 주세요, 하고 지정할 수가 있다. 우편함 건너편에서 우편물을 넣어두면, 안쪽에서 열어본다. 우편배달부는 열쇠가 없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택배박스외출 중에 택배가 오는 경우, 택배함에 우편물을 넣어두고 간다(고 한다). 여태 받았던 택배는 모두 와이프님이 집에 계실 때 배달되었고, 딱 한번 엽서 하나가 달랑 와서 배달하면 좋을 시간을 정해서 알려 달라기에, 긴장긴장하며 우체국으로 전화를 한 적이 있었지만, 택배함에 우편물을 넣는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택배를 안 갖다 주고 엽서를 넣어두고 간 건 또 어떤 경우인지 그 차이를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이 알쏭달쏭한 미스테리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꼭 풀도록 하겠다. 이 알쏭달쏭 우편 시스템을 알기 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해 보는, 기특한, 화이팅 넘치는 그런 하루였다 -_-?

Howth, Ireland

Howth, Ireland

Howth, Ireland

오래된 라디오 박물관

비보호

비보호

그 곳으로 가는 길은 비보호좌회전.
좌회전은 자유지만, 보호받지 못한다.
결국 인간은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안타까운 일요일

수락산과 구름

소파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보다, 문득 흘러가는 구름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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