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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당명

당명이라는 하는 것은, 모름지기 명확하고 솔직해야 한다. “한나라당“이니 “열린우리당“이니 당명만 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정당은 모두 사기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라니, 두리뭉실 우리 모두 하나다, 라는 거지. “열린우리당”은 또 어떤가. 역시 우리 모두 하나라는 거다. 왜 내가 너하고 하나가 되어야 하는지 설명해 주지 않고, (그냥) 하나다, 라고만 말해주는 당명은 치사한 거짓말이다.

예를 들어, “공산당”이라는 이름은 얼마나 솔직하고 당당한가. 마치 “공산당”은 집권하자마자 모두 숙청대상이 될 듯이 무시무시하지만, 솔직하고 당당하다. “공산당”이라는 당명이 너무나 명확한 느낌이어서, 당명만으로 선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다. “한나라당”나 “열린우리당”도 ”보수반동당”이나 “극우당”처럼 명확히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 이름을 붙여주길 바란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우리 모두 하나되자” 하는 “열린우리당”은 백년 정당을 꿈꾸었으나, 사라지고 말았다. 이름 탓이다.

일본에 살다보니 한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실상 주요 이슈를 Follow-up하기가 힘든데 - 그래서 이렇게 타이밍 뜬금없는 포스팅을 하게 되었지만 - , 일본의 정치는 어떤가 하면, 한국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느낌이다. (물론 일본에서도 일본어라는 벽 때문에 Follow-up하기 쉽지 않지만,) 일본은 “자민당“과 “민주당“의 대결구도인데, 자민당은 “일본자유민주당”이고, 민주당은 “일본민주당”이니 별 차이 없는 두 개의 당이 서로 경쟁하고 있구나, 하고 짐작하게 된다. 자민당은 “자유”를 하나 더 붙였으니, 민주당 보다는 좀 더 보수적이겠구나, 하고 알 수 있지만, “일본민주당” 역시 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듯 하니, 결국 차이는 오십보 백보의 정책 대결 정도가 아닐까.

이렇게 놓고 보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실 정치가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집권 가능성이 있는 두 개의 정당이 목표하는 바가 크게 차이가 없다보니, 누굴 선택해도 같은 결과이고, 그러면 “정치가 무슨 상관이냐”하게 되고, 그런 분위기에서 정치가들은 자기 파벌의 이권에만 급급하게 되고, 또 “정치가 무슨 상관이냐”하는 분위기가 되고, 유권자들이 관심이 없을수록 정치는 더 썩어가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한나라당”이니 “열린우리당”이니 이름보고 뭐하는 집단인지 알 수 없다면 사기집단이라는게 내 생각. 회사에서도 이름가지고 장난치는 이상한 팀들이 있는데, 이건 비밀 프로젝트라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돈세탁을 하거나 놀고  먹는 사람들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한 팀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이름을 제대로 불러야 꽃이되는 법이거든.

열린우리당과 성전환수술

the broadcast about the result of 531 election5.31 지방선거. 각 단체장 자리의 대부분을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원래도 그러했지만, 정치판은 더욱 푸르러졌다.한나라당은 짜증나고 협오스럽지만, 이 파란 정당은 노련함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개선하고 있다. 무능한 정당보다는 썩은 정당을 선택하는 국민들의 센스도 그들 편이다. 이런 추세라면 대선도 한나라당의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음 번 국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시절의 이변은 다시 재연되지 않을 것이다.

흔히들 열린우리당을 무능한 당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이 무능하진 않아보인다. 반대세력을 포섭하기 위해서, 썩은 사학의 비리와 투기세력들을 방관하는 것이 유능함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최악인 이유는 항상 한나라당에게 악다구니를 쓰는 태도이다. 그들은 전투적이다. 민주와 반민주의 대립에서 살아남은 그들에게 한나라당은 늘 반민주세력이다. 그리고 자신들만이 민주세력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듯 말한다. 이 전투정당은 한나라당과 같은 세상을 꿈꾼다. 이렇게 단언하는 것이 열린우리당에게는 무척 억울할 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그러하다. 물론 차이는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자리를 놓고서 그들은 늘 싸우게 된다.

다수의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은 박정희와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시절, 가혹한 고문에 고통받은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군부세력의 법통(?)을 한나라당이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실제로도 그렇다), 이들에 대해 심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 피해의식은 육체적인 고통의 경험에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이 민주화를 위해 투쟁할 때, 군사정권은 미디어 조작을 통해서 온갖 거짓 사건들을 만들어 내었다. 이런 여론 조작을 한나라당은 ‘카더라 통신‘으로 이어나갔고, 열린우리당은 이것을 ‘수구세력의 비열한 여론플레이’라고 여기고 있다. TV토론을 보면 명백하다. 열린우리당 패널은 늘 한나라당 패널에게 “팩트(fact)를 제시하라”고 닦아세운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 선거가 최선은 아니지만, 최악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몸을 가지고 태어나, 여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성전환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열린우리당도 그런 수술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모두 떠나, 민주노동당으로 이동했다면 그것은 나에게 최선이다(난 민주노동당 지지자다). 하지만, 그러했다면 열린우리당에게는 최악이다. 그랬더라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도 공멸했다는 기쁨에 취해, 정체성 찾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었을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지금의 민노당 지지율 정도로 조정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은 ‘민주 vs 반민주’의 대립각을 접고, 어울리지도 않는 진보의 탈도 벗어버려라. 자신이 진정한 보수임을 자각하고, 현재의 한나라당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 당신들은 민주세력이긴 했으나, 진보세력은 아니다.

자, 축하한다. 열린우리당! 이제 남은 건 수술이다.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을 외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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